호치민 고밥군, 현지의 삶이 살아 숨 쉬는 곳
호치민시(Ho Chi Minh City)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1군(Quận 1)이나 3군(Quận 3)의 화려한 풍경을 떠올리고 실제 여행객들이 1군을 벗어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행객들이 진짜 베트남(Vietnam) 호치민시의 평범한 일상을 엿보고 싶다면 북서쪽에 위치한 고밥군(Gò Vấp District)에 가볼 것을 추천한다. 현지 사람들이 즐겨찾는 시장의 활기, 공원의 여유, 커지는 교통의 편리함까지 모두 어우러져 있는 이곳은 호치민이라는 도시의 또 다른 보다 베트남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며 향후 발전할 여지가 매우 큰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고밥군에는 관광지는 적지만 현지인의 삶이 짙게 배어 있는 공간으로, 로컬 시장, 숨은 맛집, 공원, 대학교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최근에는 젊은 층과 외국인 거주자도 증가하면서 점점 활기를 더해가며, 대학생이나 20~30대 젊은 세대들이 고밥군에 많이 살기 때문에 호치민 젊은이들의 현지 삶을 알아가기에 가장 적합한 지역이다.
고밥군의 핵심, 껌빈떠이 시장과 로컬 분위기
고밥군(Gò Vấp District)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껌빈떠이(Chợ Bình Thới) 시장은 대형 재래시장과는 달리 지역 주민 중심의 장터이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 해산물, 베트남 전통 음식부터 생활용품까지 없는 게 없다. 특히 이 시장은 아침 시간이 가장 활기차며, 오전 6시부터 10시 사이에 방문하면 베트남 사람들이 하루를 시작하는 에너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호치민의 번화가와 달리, 고밥의 시장 골목은 작지만 정겹고, 상인들과의 소소한 대화 속에서 베트남의 진짜 정을 느낄 수 있다. 야채나 과일, 해산물과 같은 식자재 가격이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현지인들의 삶을 몸소 체험하면서 여행에 필요한 먹을 거리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영어가 전혀 안되기 때문에 기본적인 베트남어를 할 줄 알아야 시장에서 쇼핑하는 것이 가능하다. 시장 주변에는 로컬 분짜, 미꽝, 훠띠우 전문점도 많아 시장 구경 후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해결하기에 좋다.
가족과 함께 즐기기 좋은 고밥 문화공원
고밥군에는 넓은 녹지공간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고밥 문화공원(Gò Vấp Cultural Park) 고밥 꽃마을공원(Gò Vấp Floral Village Park)이다. 고밥군의 이 공원들은 주말이면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붐비며, 조깅, 자전거, 아이들과의 산책 코스로 적합하다. 호치민 중심가보다 공기가 맑고 소음이 덜해 휴식을 취하기에도 제격이다. 공원들에는 간단한 스트리트푸드와 커피 스탠드도 마련되어 있어 간식이나 음료를 사 먹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최근에는 이곳에서 야외 음악회나 커뮤니티 행사도 종종 열려 지역민들 간 소통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도심에 있으면서도 한적한 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고밥의 공원ㄷㄹ은 완벽한 대안이다.
교통 중심지로 떠오르는 고밥의 발전상
예전에는 호치민 중심지에서 고밥군까지 이동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도로망이 크게 개선되면서 접근성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다. 특히 판반동(Phan Văn Trị) 거리와 응우옌반끄엣(Nguyễn Văn Khối) 거리 주변은 쇼핑몰, 카페, 오피스 등이 밀집되며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대표적인 쇼핑몰인 이마트 고밥점(E-Mart Gò Vấp)과 롯데마트 고밥점(Lotte Mart Go Vap)는 대형 마트와 식당, 어린이 놀이시설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고밥 주민들의 생활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교통 개선과 함께 다양한 인프라가 유입되면서, 고밥은 단순한 주거지를 넘어 상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현지와 어우러지는 호치민의 또 다른 얼굴
고밥군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지 않아 여행객들이 여행계획을 수립할 때 후보지로 들어오는 일이 많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현지인들의 삶을 진솔하게 경험할 수 있어서 상당히 매력적인 지역이다. 현지 음식점에서 진한 베트남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물결처럼 흘러가는 오토바이 행렬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베트남의 숨결이 느껴진다. 짧은 여행 일정 속에서 현지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경험하고 싶다면, 고밥군은 분명 그에 걸맞은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