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시 빈쩐군, 도시와 시골의 경계
호치민시(Ho Chi Minh City)에는 번화한 도심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품은 외곽지역들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호치민 서쪽에 위치한 빈쩐군(Binh Chanh District)은 시골 같은 여유와 도시의 확장성이 공존하는 독특한 지역으로 상당히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아직까지 1군(District 1), 3군(District 3), 5군(District 5), 7군(District 7), 2군(District 2), 빈딴군(Binh Thanh District) 정도에 주로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아직 낯설지만, 현지인들 사이에서 빈쩐군은 숨은 로컬 명소와 전원적인 풍경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교통과 도시 인프라가 빠르게 개선되면서 주거지와 투자처로도 주목받고 있는 빈쩐군. 이번 글에서는 이 지역의 특징을 세 가지 키워드로 소개한다.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호치민의 숨은 녹지
빈쩐군(Binh Chanh District)은 호치민의 외곽에 위치해 있어 중심지보다 훨씬 한적하고 자연 친화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논과 밭, 수로와 작은 다리가 이어지는 이 지역은 농촌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으며, 시내에서 오토바이로 30~40분만 이동하면 전혀 다른 세상에 도착한 듯한 기분을 준다. 특히 빈흥(Bình Hưng)과 땀빈(Tạm Bình) 일대는 베트남 전통 농가가 밀집해 있어 농장 체험, 유기농 먹거리 투어 등도 가능하다. 이 지역에서는 도심의 소음과 먼지를 피해 가족 단위로 주말 나들이를 즐기거나, 외국인 입장에서는 시골 풍경을 가까이서 관찰하며 베트남 사람들의 일상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실제로 일부 여행사는 빈쩐을 경유하는 농촌 체험 투어 코스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빈쩐군 교통 개선과 도시화 진행
과거 빈쩐은 호치민에서 '멀고 불편한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도시개발계획과 교통 인프라 투자가 집중되면서 빠르게 변모,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응우옌반린(Nguyễn Văn Linh) 대로는 호치민 외곽순환도로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고, 이 도로를 따라 다양한 물류 단지와 산업단지가 형성되며 발전하고 있다. 또한 서쪽으로 이어지는 깐지욱(Cần Giuộc) 방향 고속도로도 빈쩐군을 거쳐 지나가며 도시 외곽을 연결하는 주요 간선도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물류회사, 중소기업, 도소매업체들이 이 지역에 물류기지나 창고, 사무실을 마련하는 추세이며, 이로 인해 빈쩐의 토지 가치는 점점 상승하며 빠르게 도시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향후 메트로 노선 확장 계획에도 일부 포함되면서 빈쩐군의 미래 교통 접근성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로컬 맛집과 전통 문화가 살아 있는 지역
빈쩐군에는 현지 주민들이 즐겨 찾는 전통 음식점과 로컬 시장이 곳곳에 숨어 있다. 대표적인 장소로는 번딘 시장(Chợ Bình Điền)이 있는데, 이는 남부 베트남 최대의 도매시장 중 하나로, 신선한 해산물과 육류, 채소가 매일 거래되는 생동감 넘치는 공간이다. 이른 아침 시장에 방문하면 트럭이 오가며 수천 단위의 물건이 유통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인근 포장마차에서는 갓 잡은 재료로 만든 쌀국수나 분짜를 맛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지역 주민들이 즐겨 찾는 훠띠우 국숫집이나 꼬치구이 전문점이 많아 로컬 음식을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장소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진짜 베트남 음식을 찾는 이들에게 빈쩐의 로컬 식당은 진심 어린 맛과 친절로 기억될 것이다.
호치민의 미래를 위한 확장지, 빈쩐의 잠재력
빈쩐군은 현재도 변화 중이며, 앞으로 더 큰 변화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인구 유입, 산업단지 확장, 주거지 개발이 동시에 진행되며 단순한 외곽이 아닌 ‘호치민의 확장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까지는 자연과 조용함이 남아 있는 지역이지만, 몇 년 내에는 대규모 도시지구로 완전히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의 시야로 보든, 여행자의 시선으로 보든 빈쩐은 호치민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아직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이 조용한 군(郡)의 풍경은, 한 발 앞서 호치민의 내일을 미리 체험해보는 기회를 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