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오방(Cao Bang)은 중국과 국경을 접한 베트남 북부 지방에 위치한 곳으로, 유네스코(UNESCO)가 인정한 지질공원과 동남아 최대의 폭포를 품고 있지만, 여전히 관광객이 많지 않은 미지의 땅이다. 아직 북부지방의 사파(Sa Pa)나 하장(Ha Giang)의 명성에 가려져 있지만, 그 조용함 덕분에 더욱 깊이 있게 베트남 북부의 진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언제 가는게 좋을까?
10월부터 5월까지가 비가 내리지 않는 건기로 여행하기에 제일 좋은 시기다. 특히 11월부터 1월까지는 피아오악(Phia Oac) 산에서 서리와 눈이 내리는 환상적인 풍경을 볼 수 있다. 이때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마치 유럽의 알프스를 떠올리게 한다.
조용한 산속의 보석
까오방의 자랑인 논 느억 지질공원(Non Nuoc Geopark)은 3,000㎢ 규모의 어마어마한 크기로, 5억 년의 지질 역사를 품고 있다. 2018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반지옥 폭포(Ban Gioc Waterfall), 박보 동굴(Pac Bo Cave), 탕헨 호수(Thang Hen Lake), 피아오악 생태구역(Phia Oac Eco-zone) 등 멋진 자연경관을 뽐내는 다양한 구역들을 품고 있다.
박보 동굴(Pac Bo Cave)은 베트남의 국부 호치민 주석이 1941년 귀국 후 머물던 장소이다. 내부에는 레닌 시냇물(Lenin Creek), 마르크스 봉우리(Karl Marx Peak) 등이 있고, 그가 즐겨 앉아 낚시하던 자리를 안내판으로 볼 수 있다. 이곳은 성지이기에 수영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중국과 국경을 맞댄 반지옥 폭포는 높이 53m, 폭 300m로 동남아시아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뗏목을 타고 가까이 다가가면 물보라와 함께 장엄한 풍경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 미국 여행전문매체 트래블+레저(Travel+Leisure)는 2024년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폭포 21선’중 하나로 반지옥폭포를 꼽았다. 트래블+레저는 반지옥폭에 대해 “말발굽 모양의 절벽에서 거센 물줄기가 끝없이 뿜어져 나오는 환상적인 자연폭포”라고 설명했다. 까오방성 꿔이선강(Quay Son)을 따라 중국과 자연국경을 이루는 반지옥폭포는 높이 53m 폭 300m로 동남아 최대 국경폭포이며, 범위를 세계로 넓혀도 아르헨티나-브라질 국경의 이과수폭포, 잠비아-짐바브웨 국경 빅토리아폭포, 미국-캐나다 국경 나이아가라폭포에 이어 규모면에서 세계 4번째로 큰 국경 폭포다.
‘호랑이 동굴’이라는 뜻의 응움 응아오(Nguom Ngao)는 2km가 넘는 종유석 동굴이다. 1979년 중월 전쟁 당시 피난처로도 사용되었다. 동굴 내부는 신비로운 종유석들로 가득하며,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져 아주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탕헨 호수는 건기에는 분리된 36개의 호수, 우기에는 하나로 이어지는 독특한 구조를 가진다. 사계절 내내 맑고 푸르러 베트남의 스위스라 불릴 만할 정도로 아름답다.
피아탑(Phia Thap)은 전통 향 제조 마을, 파크랑(Pac Rang)은 수제 대장간 마을, 나비(Na Vi)는 석조가옥과 마크 왕조 흔적이 남은 마을이다. 모두 지역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살아있는 박물관 같은 공간이다.
까오방 먹방은 필수 코스!
반 압 차오(Banh Ap Chao)는 오리고기를 넣어 바삭하게 튀긴 길거리 음식. 히엔지앙(Hien Giang) 거리의 하끄 아주머니 가게가 유명하다. 비트 꽈이 바위 비(Vit Quay Bay Vi)는 허브와 꿀, 마법 같은 향신료 7가지로 구운 오리구이.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그 맛은 한 번 맛보면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 트룽칸 밤(Trung Khanh Chestnut)은 이 지역 특산으로, 고소하고 달콤하다. 비 오는 날 밤 찜기에 쪄먹으면 그야말로 힐링 그 자체이다. 시큼한 쌀국수(Sour Pho)는 라임과 허브가 어우러진 마른 쌀국수로, 고기와 오리를 얹어 먹는 이 지역 대표 음식이다.
교통과 숙소 팁
하노이(Hanoi)의 미딘(My Dinh) 버스터미널에서 오후 10시 야간버스를 타면, 다음 날 새벽 5시 까오방에 도착한다. 가격은 약 20만 동이다. 현지에서는 오토바이 대여가 가능하며, 숙소는 20만~30만동 대의 홈스테이부터 4성급 리조트까지 선택지가 다양하다.